늦은 평일 저녁,
그렇다고 해도 막차는 아닌 부산 지하철 1호선 갈치역을 지날때 쯤

넉넉하게 비어있는 지하철 안으로
소주 냄새가 어울릴법한 비쥬얼의 아저씨가 들어옵니다.


아주 넓은 자리들을 놔두고

굳.이.

그 아저씨는 당신의 옆자리에 앉습니다


당신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었죠

몇정거장을 지나고

옆에서 소주비쥬얼 아저씨의 손이 불쑥 나옵니다

그손엔 사탕이 있어요


순간 아주 짧은 정적이 흐르고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든 사탕



당신은 얼어버립니다.

'지금 먹어야 하나, 집어넣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나..어떻게 해야하지'

무수한 생각들을 당신이 하는 사이

소주 비쥬얼 아저씨는 지하철에서 내립니다..



곧바로 따라오는 미안한 감정..


우리는 순수하지 못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순수하게 감사하게 받지 못했고, 사탕이 들린 손을 보는 순간 무서운 생각이 먼저 들었고,

결국 그 사탕을 먹지 못했습니다.

번민에 빠지게 만든 사탕....





당신은 순수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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